경남도내 일선 지자체에 하수슬러지(하수 처리과정에서 생기는 찌꺼기) 처리 비상이 걸렸다. 정부가 지난 7월부터 매립을 금지한데 이어 내년부터는 해양 투기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로 한데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현재 하수처리장에서 발생하는 하수슬러지를 바다에 버리고 있는 경남도내 일선 시군들은 소각장이나 건조시설 설치를 모색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예산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정부에 규제완화와 시행시기 연기, 예산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7일 진주시를 비롯한 도내 시군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7월부터 하수슬러지의 육상매립을 금지해 진주시의 경우 하루 발생하는 30t의 슬러지 전량을 마산항을 통해 배에 실어 동해 공해상에 배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해양수산부는 올해말까지 시험방법 변경과 현재 14개인 규제항목을 37개로 확대하는 등 하수슬러지의 해양 투기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해양오염방지법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해양 배출기준 강화안이 적용될 경우 각 지자체의 하수슬러지는 현재 용출시험법에서 함유량시험법으로 바뀌게 돼 사실상 해양투기를 할 수 없게 됨에 따라 육상매립도 못하고 해상투기도 못하면서 하수슬러지 처리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이와함께 현재 슬러지 처리방법인 해양투기 대안으로 완전소각이나 열분해 신기술 습식산화법, 퇴비재활용법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해당 지자체들은 소각시 해양투기보다 비용이 3배나 비싸고 슬러지 전용 건조처리시설을 설치하려해도 1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필요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진주시의 경우 내동쓰레기매립장과 연계해 소각시설이나 건조시설 설치를 검토하고 있으나 소각시설은 100억원, 건조시설을 설치하려면 40억원 가량의 예산이 각각 필요해 현재의 시 재정형편으로는 건립이 어려운 실정이어서 국비 지원을 바라고 있다. 이처럼 도내 지자체들은 해양투기 금지에 뚜렷한 따른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정부의 규제완화와 시행시기 연기 조치만을 기대하고 있어 자칫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해양투기 규제가 시행될 경우 슬러지 처리대란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진주시 관계자는 “지난 7월 하수슬러지의 매립이 금지되면서 해양투기를 하고 있으나 비용이 한달에 2100여만원에 달하고 있는데다 이마저도 내년부터는 어렵게 되면서 당장 슬러지 처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지자체에서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할때까지 규제를 완화해주든지 시행시기를 연기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경남일보 10월 9일 / 김영우기자 kyww@gnnew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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