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 환경 재앙 우려된다
강원도와 경북 지역의 폐광 여러 곳이 무너져 폐수와 광석 찌꺼기가 상수원을 오염시키고 있다는 소식은 태풍과 폭우가 몰고온 인명.재산 피해와는 또 다른 차원의 재앙이다.
당국은 실태를 시급히 파악해 중금속 오염물질 확산을 최소화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번 오염물질 유출은 폭우로 비롯되긴 했지만 폐광에 대한 허술한 관리와 어설픈 광해(鑛害) 방지작업이 부른 예고된 사고나 다름없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영세한 사업장은 갱구도 꼼꼼히 막지 않은 채 폐업하는 일이 허다했는데도 전국에 산재한 수백개의 폐광이 현재 어떤 상태인지 정확하게 파악조차 안돼 있다.
이번에 광석 찌꺼기가 유실돼 남한강 상류를 오염시키고 있는 경북 봉화의 금정광산은 97년 정부의 지원으로 정리사업을 했던 곳인데도 이런 사고가 났다.
계곡 물길을 옆으로 돌리고 30만㎥의 광석 찌꺼기를 산처럼 쌓아 두었으니 폭우로 불어난 물을 견뎌낼 리 만무하다.
광산이 많았던 지역에서 녹물이나 희뿌연 물이 흘러나와 계곡을 오염시키는 곳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것도 폐광 관리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알 수 있게 한다.
당국의 늑장 대처도 문제다. 봉화의 금정광산은 8월 초 폭우로 이미 지반 침하가 일어났는데도 소극 대응하다 태풍을 만나 피해를 키웠다.
태풍이 지난 지 열흘이 가깝도록 지자체는 복구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손을 놓고 있고 중앙부처는 소관을 따지며 아직 피해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니 한심하다.
광산 폐수에 포함된 중금속인 카드뮴은 일본에서 "이타이 이타이"병으로 큰 문제를 일으켰었다. 우리나라에서도 폐광 주변의 토양과 농작물에서 카드뮴.납.아연 등 고농도의 중금속이 검출돼 사회 문제가 되기도 했다.
정부가 90년대 중반부터 하고 있는 정밀 실태조사와 오염 방지작업을 더 한층 강화하는 등 이번 기회에 폐광에서의 오염물질 유출에 대한 근본대책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
자료출처 : 중앙일보
정보제공 : 양승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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